IT 기기 중고 거래 사기 방지법 택배 거래를 할 때 반드시 확인할 것들

아이폰, 갤럭시, 맥북, 아이패드 같은 IT 기기를 중고로 거래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같은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원하는 제품을 집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매물도 지역 상관없이 널려 있다.
직거래를 하려면 먼 거리를 가야 할 수도 있고, 시간도 맞춰야 하는데 택배 거래는 이런 번거로움이 없다.
돈만 보내면 하루 이틀 만에 택배가 도착하니 정말 편리하다.

하지만 이 편리함은 언제나 ‘위험’과 맞닿아 있다.
사기꾼들은 직거래보다는 택배 거래를 훨씬 선호한다.
왜냐하면 택배 거래는 물리적으로 만나지 않으니 상대방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고, 제품도 미리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매자가 입금을 한 뒤, 판매자가 잠적해 버리면 끝이다.
또 설령 택배가 도착했더라도,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이 사진 속 그 제품과 다르거나, 고장 난 제품이거나, 심지어 돌멩이나 쓰레기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당하고 나서야 “내가 너무 쉽게 믿었구나” 하고 후회하지만, 이미 돈은 사라진 뒤다.

그래서 택배 거래는 직거래보다 훨씬 더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IT 기기 중고 거래를 택배로 진행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을 4가지 핵심 포인트로 정리해봤다.
이 내용만 철저히 지킨다면 사기를 당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판매자의 신원과 계좌 정보 철저히 검증하기

택배 거래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바로 판매자가 누구인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검증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후기가 많아서”, “프로필 사진이 진짜 사람 같아서”, “말투가 친절해서” 그냥 믿어버린다.
하지만 사기꾼은 그 심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판매자 검증 체크리스트

• 더치트(thecheat.co.kr)*에 판매자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조회해 보자.
  더치트에 신고된 계좌라면 과거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이미 정보를 올려두었을 확률이 크다.
• 전화번호를 네이버에 그대로 검색해 보는 것도 좋다.
  종종 “이 번호 사기임” 같은 글이 다른 카페나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
• 번개장터, 당근마켓 같은 플랫폼에서는 판매자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후기 개수만 보지 말고 후기 내용이 구체적인지, 동일한 문장이 반복되지 않는지 살펴보자.
• “안심번호(중고나라), 안심결제(당근페이, 헬로페이)” 같은 제도를 사용하자고 제안해 보자.
  판매자가 이를 거부한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판매자가 “제가 바빠서 안전결제는 어렵고 바로 입금 주셔야 해요” 같은 식으로 급하게 몰아가면 더더욱 위험하다.
정상적인 판매자는 구매자가 더치트를 검색하거나, 후기 하나하나 묻는 걸 귀찮아하지 않는다.

운송장 번호와 배송 상태 꼼꼼히 확인하기

많은 사기 피해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판매자가 운송장 번호를 바로 보내줘서 안심했어요.”
하지만 사기꾼들은 이제 운송장 번호쯤은 너무 쉽게 만든다.
가짜 운송장 번호를 알려주거나, 실제 존재하는 번호를 다른 물건으로 접수해 보여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운송장 번호 확인법

• 운송장 번호를 택배사 공식 홈페이지(한진, CJ대한통운, 로젠, 우체국 등)에 입력해 본다.
• ‘접수(집화) 완료’나 ‘배송 중’ 상태인지 확인한다.
  만약 ‘예약 접수’나 ‘접수 예정’이라고 뜨면 아직 물건이 실제로 택배사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 운송장이 진짜라고 해도 다른 사람 물건을 보낸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잔금(추가 입금)은 반드시 배송 조회에서 진행 상황이 ‘배송 중’ 이후로 넘어간 뒤에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부 사기꾼은 “운송장 드렸으니 잔금 주세요”라고 한다.
그 순간 입금하면, 물건은 오지 않고 연락이 끊긴다.
그리고 몇 주 후 더치트에 당신이 피해자로 등록되는 것이다.

배송받으면 바로 영상 촬영하며 개봉하기

택배가 도착하면, 상자를 뜯기 전부터 스마트폰으로 영상 촬영을 하자.
상자 외관부터 찍고, 봉인을 뜯고, 제품을 꺼내는 과정을 전부 기록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물건이 이상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강력한 증거가 된다.
경찰 신고나 플랫폼 분쟁 조정 과정에서 언박싱 영상은 거의 무적의 증거다.

영상통화와 안전결제

거래 전 영상통화로 실물 확인하기

요즘 사기꾼들은 사진만으로 안심하지 못하는 구매자가 많다는 걸 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찍은 듯한 사진을 보내주는데, 사실 그것도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영상통화로 실물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 판매자에게 “제품을 영상통화로 지금 보여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자.
• 판매자가 실제로 제품을 만지며 화면을 돌리고, 전원을 켜고, 메뉴를 눌러보는 모습을 보여주면 신뢰도가 훨씬 올라간다.
• 이때 작은 테스트를 요청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아이폰이라면 설정 화면에 들어가 iOS 버전을 보여달라거나, 맥북이라면 시스템 리포트를 열어 사이클을 보여달라고 해보자.

이 요청을 꺼리거나 “지금 회사라 못 해요”, “영상통화는 좀 불편해서요” 같은 식으로 회피하면 거래를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
영상통화 한 번이면 대부분의 사기꾼은 스스로 사라진다.

무조건 안전결제 시스템 사용하기

당근마켓 당근페이, 헬로마켓 헬로페이 같은 플랫폼 안전결제 시스템은 택배 거래에서 필수다.
이 방식은 구매자가 돈을 결제해도 판매자에게 바로 입금되지 않고, 구매자가 물건을 받고 이상 없다고 확인해야 판매자가 돈을 받는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어도, 정상 판매자라면 크게 거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안전결제를 꺼리는 판매자는 의심해야 한다.

택배 거래, 조금 귀찮아도 꼭 확인하자

중고 IT 기기 택배 거래는 직거래보다 편리하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위험도 크다.
당신이 입금을 하고 난 뒤엔, 사실상 모든 주도권이 판매자에게 넘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송금 전에는 판매자의 정보, 운송장, 영상통화, 안전결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판매자가 귀찮아하거나, 과하게 서두르면 그 즉시 거래를 멈추는 게 맞다.

그리고 제품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영상으로 개봉 과정을 남겨라.
이것만 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중고 거래 사기를 당하고 나면, 보통 돈을 되찾기까지 몇 달 이상 걸리고, 대부분은 아예 못 돌려받는다.
하지만 그 사기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건 단 5분 더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다.
그 몇 분이 수십만 원, 심지어 수백만 원을 지켜준다.
택배 거래에서는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자.
그것이 당신이 사기를 피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방법이다.

요약

• 판매자의 계좌·전화번호를 더치트, 네이버 등에서 반드시 검색
• 운송장 번호는 배송 단계까지 꼼꼼히 조회, ‘접수 예정’이면 잔금 금지
• 영상통화로 실물 확인 후, 안전결제 시스템으로 거래
• 택배 수령 후 개봉 영상 촬영은 분쟁에서 최고의 방패